연극성 인격장애 치료는 무엇을 바꾸나: 심리치료 목표와 근거의 한계

연극성 인격장애 치료는 심리치료가 중심이며, 감정 표현을 없애기보다 생활과 관계를 해치는 반복 패턴을 바꾸는 데 목표를 둡니다. 다만 이 진단만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가 적어 어떤 방법이 가장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감정과 욕구를 더 정확히 알아차리고 말로 전하는 능력, 타인의 반응에 따라 급격히 흔들리는 관계 패턴, 일·학업·친밀한 관계의 손상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밝은 실내에서 소파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두 여성
《A Friendly Call》 · William Merritt Chase, 1895년 · 출처: 미국 국립미술관

큰 감정 표현과 임상 진단의 경계를 설명한 글이 진단을 다뤘다면, 이 글은 그 다음 질문인 “치료에서 무엇을 바꾸고, 어떤 근거를 믿을 수 있는가”에 답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심리치료가 중심이지만, 연극성 인격장애만을 대상으로 한 비교시험은 많지 않습니다. 치료법의 이름보다 개인의 어려움을 측정 가능한 목표로 바꾸고, 치료 관계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안전하게 살펴보며, 변화와 중단 위험을 함께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요.

치료 목표는 ‘덜 극적으로 보이기’가 아니에요

누군가의 옷차림, 말투, 감정 표현이 눈에 띈다고 해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한지는 그 패턴이 여러 상황에서 오래 이어지고, 본인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거나 관계와 생활 기능을 해치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따라서 “차분하게 말하기” 같은 외형적 변화만으로 효과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더 현실적인 목표는 장면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답장이 늦었을 때 관계가 끝났다고 단정해 연속해서 연락하는 빈도가 줄었는지, 서운함을 과장된 행동 대신 구체적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친밀감을 실제 관계의 단계보다 앞서 판단하는 순간을 알아차리는지, 갈등 뒤 직장이나 학업을 갑자기 그만두는 선택을 늦출 수 있는지처럼요. 같은 진단명이라도 누구에게는 자기평가 조절이, 다른 사람에게는 우울이나 불안, 충동적 선택, 반복되는 관계 단절이 먼저 다뤄야 할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은 성격을 없애려는 접근과 다릅니다. 생동감, 사교성, 감정 표현 능력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이 자신과 타인을 해치지 않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일이에요. 치료 시작 전에는 “진단이 사라질까?”만 묻기보다 현재 가장 큰 손상이 어디에 있는지, 좋아졌다는 판단을 어떤 행동과 기능으로 확인할지 의료진과 합의하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행동을 말로 바꾼다’는 말은 감정을 억누르라는 뜻이 아니에요

2026년 1월 업데이트된 MSD Manual Professional은 정신역동적 심리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행동으로 표현되던 경험을 말로 전달하도록 돕는 과정을 언급합니다. 이것은 울지 말거나 관심을 원하지 말라는 지시가 아니에요. 감정이 커진 순간에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원했는지, 상대에게 실제로 어떤 반응을 기대했는지를 행동 전에 언어로 구분하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갈등 직후 “아무도 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결론과 함께 관계를 끊어 버리는 패턴이 있다면, 치료에서는 그 결론 직전에 있었던 사건·몸의 반응·감정·예상을 나눠 볼 수 있어요. “섭섭했다”, “버려질까 두려웠다”, “확인받고 싶었다”를 구분할수록 상대를 시험하거나 위기를 크게 만드는 행동 말고도 요청·확인·거리 두기 같은 다른 선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치료자는 감정의 진위를 심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동시에 감정이 강하다는 이유로 모든 해석이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따뜻하게 이해받는 경험과 행동의 결과를 분명히 살피는 작업이 함께 가야 합니다. 공감만 있고 목표가 없거나, 교정만 있고 안전한 관계가 없다면 오래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치료 관계에서 반복되는 패턴도 중요한 자료가 돼요

연극성 인격장애를 다룬 임상 문헌은 치료 관계에서 나타나는 인정 욕구, 거절에 대한 민감성, 관계를 실제보다 가깝게 느끼는 경향, 실망 뒤 급격한 거리 두기를 살펴봅니다. 이런 패턴이 치료실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그것을 비난하거나 “관심 끌기”로만 부르면 변화의 실마리를 잃게 됩니다.

치료의 경계는 이때 더 중요해요. 시간, 연락 방법, 위기 시 절차, 결석과 취소 규칙을 예측 가능하게 유지하면 친밀감이나 실망을 다루는 안전한 틀이 생깁니다. 치료자가 매번 특별한 예외를 만들거나 반대로 갑자기 냉담해지는 방식은 관계 패턴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어요. 당사자도 치료자를 이상화했다가 한 번의 실망으로 전부 무가치하다고 판단하는 순간을 관찰하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무엇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발표된 연극성 인격장애 환자 159명의 명료화 지향 심리치료 과정 연구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 과정이 결과와 체계적으로 연결됐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무작위 비교시험이 아니라 대조군이 없는 과정-결과 연구예요. 관계 변화가 중요하다는 관찰에는 힘을 더하지만, 이 치료가 다른 치료보다 우월하다거나 같은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이라고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스키마치료 연구는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연극성 장애만의 확정 답은 아니에요

비교 근거로 자주 언급되는 연구는 2014년 네덜란드 12개 기관에서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시험입니다. 연구진은 총 323명을 스키마치료, 명료화 지향 심리치료, 통상치료에 배정하고 치료 시작 3년 뒤 인격장애 회복과 기능, 삶의 질, 중도탈락 등을 평가했어요. 전체 표본에서 스키마치료는 통상치료와 명료화 지향 심리치료보다 면담 기반 회복 결과가 좋았고 중도탈락도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 표본에는 연극성 인격장애만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회피성·의존성·강박성·편집성·연극성·자기애성 인격장애가 함께 포함됐어요. 연구진은 진단별로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했지만, 각 진단 집단을 따로 떼어 충분한 규모로 비교한 전용 시험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이 무작위시험은 구조화된 스키마치료의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만, “연극성 인격장애의 표준 치료가 하나로 확정됐다”는 결론으로 넓히면 안 됩니다.

또 면담 결과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자기보고 결과에서는 같은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누가 측정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치료 연구를 읽을 때는 회복의 정의, 비교군, 중도탈락, 추적 기간, 진단별 표본 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약물은 인격장애 자체를 바꾸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요

MSD Manual은 연극성 인격장애에 대한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의 효과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정리합니다. 이를 “약을 절대 쓰지 않는다”는 말로 바꾸면 정확하지 않아요. 주요우울장애나 불안장애처럼 함께 있는 상태가 확인되면 그 문제의 근거에 따라 약물치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울감이 줄었다고 해서 오래된 관계 패턴이나 자기평가의 어려움까지 자동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을 받았다면 어떤 증상을 목표로 하는 약인지, 효과와 부작용을 언제 평가할지, 효과가 없을 때 다음 선택은 무엇인지 물어보는 편이 좋아요. 온라인 정보만으로 용량을 바꾸거나 갑자기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진단 자체도 다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연극성 인격장애는 우울·불안뿐 아니라 다른 인격장애와 함께 나타날 수 있고, 비슷해 보이는 행동의 기능이 서로 다를 수 있어요. 연극성 인격장애와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차이처럼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눈에 띄는 한 장면보다 오랜 시간의 패턴과 기능 손상을 평가해야 합니다. ICD-11을 쓰는 환경에서는 심각도와 성격 특성 영역을 중심으로 기술할 수도 있어요.

치료를 고를 때 프로그램 이름보다 확인할 질문이 있어요

현실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특정 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름이 유명한 치료를 찾는 일보다, 현재 어려움과 치료 구조가 맞는지 확인하는 편이 더 실용적일 수 있어요.

  • 평가: 연극성 인격장애라는 진단과 함께 있는 우울·불안·외상 경험·물질 사용·다른 인격 특성을 어떻게 구분했나요?
  • 목표: 줄이려는 행동과 회복하려는 관계·일·학업 기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록하나요?
  • 방법: 사용하는 심리치료가 어떤 원리로 현재 목표를 다루며, 제공자는 어떤 교육과 감독을 받았나요?
  • 관계와 경계: 연락, 결석, 위기 상황, 치료 종결의 규칙은 어떻게 정하나요?
  • 측정: 몇 주 또는 몇 달 간격으로 변화와 부작용, 중단 위험을 무엇으로 확인하나요?
  • 조정: 변화가 없거나 치료 관계가 반복해서 깨질 때 무엇을 수정하고 어떤 대안을 검토하나요?

치료가 불편해지는 순간이 모두 실패는 아닙니다. 실망, 부끄러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치료 안에서 말할 수 있다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어요. 반대로 치료자의 경계 위반이나 모욕, 의존을 이용하는 행동까지 견뎌야 치료가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안전과 전문적 경계가 흔들리면 다른 의료진이나 기관에 상의할 수 있습니다.

변화 가능성과 효과 보장은 구분해야 해요

현재 근거는 연극성 인격장애의 심리치료에서 변화가 가능하다는 방향을 보여 줍니다. 정신역동적 접근, 스키마치료, 명료화 지향 심리치료 등이 연구와 임상 문헌에 등장하지만, 특정 한 방법을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치료라고 정할 만큼 연극성 인격장애 전용 비교 연구가 충분한 것은 아니에요.

따라서 좋은 치료 계획은 진단명 하나에 맞춘 처방전보다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감정과 욕구를 말로 구분하기, 관계를 실제보다 가깝거나 멀게 판단하는 순간 확인하기, 인정받기 위한 행동이 만드는 비용 살피기, 우울과 불안 같은 동반 문제 치료하기, 생활 기능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기가 한 계획 안에 들어갈 수 있어요. 치료의 질문은 “성격을 바꿀 수 있나?”보다 “반복되는 어떤 패턴이 삶을 어렵게 하고, 더 안전하고 직접적인 선택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신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나 약물 계획은 담당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