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SM 경험자는 몇 퍼센트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숫자 하나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연구는 지난 1년의 행동을 묻고, 다른 연구는 평생 한 번이라도 있었던 경험, 관심, 상상, 자기정체화를 따로 묻기 때문이에요. 같은 사람도 질문에 따라 서로 다른 칸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1.8%, 12.5%, 46.8%처럼 크게 다른 수치가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어느 한 연구가 틀렸다고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먼저 분자에 무엇을 세었고, 분모에 누구를 넣었으며, 어느 기간을 물었는지 확인해야 해요. 이 글은 특정 비율을 ‘정답’으로 고르는 대신, 서로 다른 조사를 같은 눈금으로 읽는 법을 설명합니다.
서로 다른 숫자는 대개 서로 다른 질문의 답입니다
2001~2002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 표본 19,307명을 전화로 조사한 연구는 16~59세 응답자 가운데 성생활을 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이전 1년 동안 BDSM에 관여했는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는 1.8%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이전 1년’과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에요. 평생 경험이나 관심만 있는 사람은 이 분자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면 2017년 벨기에 조사에서는 일반 인구를 대표하도록 구성한 1,027명의 응답을 분석하면서 54개의 BDSM 관련 항목과 14개의 페티시 항목을 제시했습니다. 응답자의 46.8%는 적어도 한 항목을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고, 12.5%는 적어도 한 항목을 정기적으로 한다고 답했습니다. ‘BDSM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26%, 스스로 BDSM 실천자라고 정체화한 응답은 7.6%였습니다.
이 수치들은 한 연구 안에서도 서로 다릅니다. 경험, 정기적 행동, 관심, 자기정체화가 같은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두 나라의 수치를 비교할 때는 조사 시기와 문화만이 아니라 질문 수, 응답 방식, 기간, 포함 기준도 함께 달랐다는 사실을 봐야 합니다.

분자와 분모를 한 문장으로 다시 써 보세요
유병률이나 경험률을 읽을 때는 숫자 옆에 분자와 분모를 붙이면 오해가 줄어듭니다. “46.8%” 대신 “벨기에의 해당 온라인 조사를 끝까지 완료한 1,027명 중, 제시된 여러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평생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라고 쓰는 식이에요. 문장은 길어지지만 숫자가 실제로 뜻하는 범위가 드러납니다.
분모도 자동으로 ‘모든 성인’이 되지 않습니다. 성생활을 하는 사람만 포함했는지, 특정 연령대인지, 패널에 가입한 사람인지, 설문을 열어 본 사람인지, 끝까지 완료한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벨기에 조사에서는 8,041명에게 초대 메일을 보냈고 2,764명이 설문을 열었으며 1,027명이 완료했습니다. 연구진도 비관심층의 미완료로 인한 참여 편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분자는 질문 문구에 따라 움직입니다. ‘한 번이라도’, ‘최근 12개월’, ‘정기적으로’, ‘관심이 있다’, ‘나를 실천자로 본다’는 서로 바꿔 쓸 수 없는 기준입니다. 넓은 행동 목록에서 하나라도 해당하면 포함하는 방식은, 하나의 포괄적 질문만 던지는 방식보다 보통 더 많은 사람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기간을 바꾸면 같은 사람의 답도 달라집니다
평생 경험은 과거의 한 번까지 포함하므로 보통 최근 1년 경험보다 넓습니다. 정기적 행동은 빈도를 추가로 요구하므로 다시 좁아질 수 있어요. 관심이나 상상은 행동이 없어도 응답할 수 있고, 자기정체화는 행동 경험이 있어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의 응답자 1,000명을 생각해 봅시다. 300명이 관련 상상을 해 본 적이 있고, 120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했으며, 30명이 지난 1년에 경험했고, 10명이 정기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 연구 결과가 아니라 분류 구조를 보여 주기 위한 예입니다. 네 숫자는 서로 경쟁하는 정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 창과 기준의 답이에요.
따라서 기사의 제목에 “BDSM 경험률”만 적혀 있다면 본문에서 기준을 찾아야 합니다. 기준이 보이지 않으면 그 숫자는 기억하거나 공유하기에 아직 불완전합니다.
표본과 조사 방식도 응답을 바꿉니다
대표 표본이라는 표현만으로 모든 편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전화조사와 온라인 자기기입식 설문은 사생활 보호감, 응답 중단 가능성, 질문 이해 방식이 다릅니다. 민감한 주제에서는 조사원에게 말하는 상황과 화면에 직접 입력하는 상황이 응답 의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누가 설문 초대를 받았는지와 누가 끝까지 답했는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무응답자가 응답자와 체계적으로 다르면 표본을 인구 구성에 맞췄더라도 추정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커뮤니티 회원만 모집한 연구는 경험의 맥락을 깊게 보여 줄 수 있지만, 그 비율을 전체 인구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요.
기존 글 BDSM 연구 읽는 법: 표본·자기보고·상관관계의 한계에서는 편의표본, 자기보고, 상관관계 문제를 더 넓게 다뤘습니다. 이번 글의 핵심은 그 가운데서도 ‘몇 퍼센트’라는 문장을 분자·분모·기간으로 해체하는 데 있습니다.
종합 리뷰의 범위도 평균 하나로 평평하게 만들지 마세요
2020년에 출판된 체계적 범위 문헌고찰은 60편의 연구를 포함했습니다. 논문들에서 BDSM 관련 상상은 남녀 모두에서 40~70%로 보고됐고, 행동 경험은 대략 20%로 정리됐습니다. 그러나 저자들은 정의의 불일치, 표본과 선택 편향, 검증된 측정도구의 부족을 주요 한계로 지적했어요.
이 고찰은 2000~2019년의 동료심사 논문을 대상으로 했고, 영어권·서구 학술지에 치우쳐 있어 다른 문화권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상상 40~70%, 행동 약 20%”는 모든 나라와 연령에 적용되는 고정 상수가 아니라, 포함된 연구들이 보여 준 대략적인 범위로 읽어야 합니다.
범위가 넓다는 사실 자체가 연구 실패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측정하려는 개념이 여러 층으로 나뉘고 조사 설계가 다르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범위를 지운 채 하나의 숫자만 떼어내지 않는 것입니다.
비율을 비교하기 전 일곱 가지를 확인하세요
- 대상 인구: 어느 나라, 연령, 시기의 사람들인가?
- 분모: 초대받은 사람, 응답자, 완료자, 성생활을 하는 사람 가운데 누구인가?
- 분자: 상상, 관심, 경험, 최근 행동, 정기적 행동, 자기정체화 중 무엇인가?
- 기간: 평생, 최근 1년, 최근 몇 달처럼 시간 창이 명시됐는가?
- 질문 방식: 포괄적 한 문항인가, 여러 구체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방식인가?
- 조사 방식: 전화, 대면, 우편, 익명 온라인 설문 중 무엇인가?
- 불확실성: 표본 수, 무응답, 가중치, 신뢰구간과 연구진이 밝힌 한계가 함께 제시됐는가?
두 숫자를 비교하려면 적어도 앞의 다섯 항목이 충분히 비슷해야 합니다. 다르다면 “A국은 B국보다 몇 배 많다”보다 “두 연구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했다”가 더 정확한 요약일 수 있어요.
경험 비율이 말해 주지 않는 것
어떤 경험이 흔하거나 드물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안전한지, 합의됐는지,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정신질환인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빈도는 도덕성의 척도도 아니고,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진단표도 아닙니다.
또한 집단 평균은 한 사람의 정체성이나 관계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답이 다수와 같아도 동의와 경계가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소수와 같다고 병리로 분류되는 것도 아니에요. 숫자는 집단 수준의 질문에 답할 뿐, 개인의 안전과 선택을 대신 결정하지 않습니다.
다음에 상반된 BDSM 비율을 보게 되면 먼저 이렇게 바꿔 읽어 보세요. “누가, 무엇을, 어느 기간에, 어떤 방식으로 물었을 때 나온 비율인가?” 이 한 문장이 과장된 비교와 낙인 섞인 해석을 상당 부분 걸러 줍니다.
이 글은 연구 결과를 읽기 위한 일반적인 심리교육 자료이며 개인의 정신건강 진단, 치료 또는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 Brown A, Barker ED, Rahman Q (2020), A Systematic Scoping Review of the Prevalence, Etiological, Psychological, and Interpersonal Factors Associated with BDSM — 60편의 연구를 검토하고 유병률 범위와 정의·표집 한계를 정리한 체계적 범위 문헌고찰입니다.
- Richters J 외 (2008), Demographic and psychosocial features of participants in BDSM: data from a national survey —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표본의 지난 1년 경험을 전화로 조사한 연구입니다.
- Holvoet L 외 (2017), Fifty Shades of Belgian Gray — 벨기에 일반 인구 표본에서 상상·관심·경험·정기적 행동·자기정체화를 나누어 조사한 연구입니다.
